은퇴자금을 충분히 모았더라도 꺼내 쓰는 방법을 정하지 않으면 예상보다 빠르게 자산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공적연금과 퇴직연금은 시작 시기가 다르고, 현금과 투자자산은 직접 인출 금액을 결정해야 합니다. 연금계좌는 국가와 계좌 종류에 따라 세금, 조기 인출 제한과 의무 인출 규정도 다릅니다.
따라서 은퇴 후 소득원을 정리하는 방법을 확인한 다음에는 생활비를 어떤 소득과 자산에서 충당할지 순서를 정해야 합니다.
은퇴자금 인출 순서가 중요한 이유
은퇴 전에는 월급에서 생활비를 사용하고 남은 돈을 저축하거나 투자합니다. 은퇴 후에는 반대로 그동안 모은 자산을 생활비로 바꾸어 사용해야 합니다.
이때 아무 계좌에서나 필요한 돈을 인출하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시장이 하락했을 때 투자자산을 매도할 수 있습니다.
- 조기 인출에 따른 세금이나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현금을 너무 빨리 사용해 비상자금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 투자자산을 지나치게 오래 보유해 생활비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 같은 자산을 여러 소득원으로 중복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은퇴자금 인출 순서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지 않습니다. 거주 국가, 연금 수령 시기, 세금, 건강 상태, 생활비와 보유 자산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인출을 시작하기 전에 확인할 네 가지
은퇴자금을 꺼내 쓰기 전에 다음 네 가지 숫자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 은퇴 후 예상 월생활비
- 공적연금과 퇴직연금 등의 세후 월소득
- 현금성 자산과 투자자산의 금액
- 각 계좌의 인출 가능 시기와 세금
아직 전체 목표액을 정하지 않았다면 필요한 은퇴자금을 계산하는 방법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단계. 매달 부족한 생활비를 계산한다
첫 번째 단계는 자산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매달 얼마가 부족한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월 부족액은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습니다.
월 부족액 = 예상 월생활비 − 안정적인 세후 월소득
예상 월생활비가 250만 원이고 공적연금과 퇴직연금 등의 세후 소득이 180만 원이라면 매달 70만 원을 현금이나 투자자산에서 마련해야 합니다.
이 계산 없이 큰 금액을 한꺼번에 인출하면 필요 이상의 현금이 생기거나 자산이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2단계. 안정적인 연금소득을 먼저 확인한다
공적연금과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퇴직연금은 은퇴 후 생활비의 기본 소득원이 될 수 있습니다.
먼저 매달 들어오는 세후 연금소득으로 주거비, 식비, 공과금과 같은 필수 생활비를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연금이 은퇴와 동시에 시작되지 않는다면 소득이 없는 공백 기간도 계산해야 합니다. 연금 수령을 늦출 때 월 수령액이 증가하는 제도도 있지만, 건강 상태와 다른 소득이 충분한지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일시금과 정기 연금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면 금액만 비교해서는 안 됩니다. 지급 기간, 세금, 배우자에 대한 지급 조건과 자금을 직접 관리해야 하는 위험도 확인해야 합니다.
3단계. 가까운 생활비는 현금성 자산에서 마련한다
예금과 같은 현금성 자산은 시장 가격이 하락했을 때 투자자산을 급하게 매도하지 않고 생활비를 충당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은퇴자산을 현금으로 보유하면 물가 상승으로 구매력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현금을 먼저 전부 사용하면 의료비, 주택 수리비와 같은 예상하지 못한 지출에 대응하기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생활비에 사용할 돈과 예상하지 못한 지출에 대비한 비상자금을 구분해야 합니다. 비상자금은 일상적인 생활비를 보충하는 계좌와 별도로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4단계. 투자자산은 계획에 따라 나누어 인출한다
현금과 연금소득으로 부족한 생활비는 예금, 채권, 펀드, ETF와 주식 등의 금융자산에서 충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이 하락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투자자산을 매도하거나, 반대로 회복을 기다리며 생활비 인출을 무리하게 미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먼저 현재 순자산을 계산하는 방법을 통해 보유한 현금, 투자자산, 부채와 연금계좌를 정확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그다음 다음 사항을 확인해 인출할 계좌와 금액을 결정합니다.
- 현재 자산 구성과 위험 수준
- 해당 자산을 매도할 때 발생하는 세금과 수수료
- 조기 인출 제한과 의무 인출 규정
- 시장 상황과 자산 가격
- 남은 은퇴 기간과 향후 생활비
특정 투자자산에서 생활비 전부를 인출하기보다 전체 자산 비중을 점검하면서 필요한 금액을 계획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5단계. 세금과 자산 비중을 매년 다시 점검한다
은퇴자금 인출 계획은 한 번 정하고 끝나는 계획이 아닙니다.
연금 수령액, 생활비, 세금, 의료비와 투자자산의 가치는 계속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업이나 근로소득이 중단되거나 새로운 소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최소한 매년 다음 내용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 실제 월생활비가 예상과 얼마나 다른가
- 연금과 기타 소득이 계획대로 들어오는가
- 투자자산에서 너무 많은 금액을 인출하지 않았는가
- 현금과 투자자산의 비중이 지나치게 달라지지 않았는가
- 앞으로 적용될 세금과 인출 규정이 변경되지 않았는가
생활비가 예상보다 증가했다면 인출액만 늘리기보다 지출 조정과 소득 보완 방법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은퇴자금 인출 순서의 간단한 예
은퇴 후 예상 월생활비가 250만 원이고 연금 등의 안정적인 세후 소득이 180만 원이라면 매달 부족한 금액은 70만 원입니다.
먼저 연금소득으로 필수 생활비 일부를 충당하고, 부족한 70만 원은 생활비용 현금성 자산에서 사용합니다.
현금성 자산이 줄어들면 투자자산의 구성, 시장 상황, 세금과 수수료를 확인해 필요한 금액만 계획적으로 인출하여 다시 보충합니다.
의료비나 주택 수리비를 위한 비상자금은 정기 생활비와 구분합니다. 이후 연금 수령액이나 생활비가 달라지면 월 인출액을 다시 계산합니다.
이 예시는 특정 자산을 무조건 먼저 사용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각자의 소득, 세금과 자산 상태에 맞는 인출 순서를 만드는 방법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은퇴자금을 인출할 때 흔히 하는 실수
첫째, 은퇴 직후 큰 금액을 한꺼번에 인출하는 것입니다. 사용 목적이 정해지지 않은 현금이 많아지면 불필요한 지출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둘째, 세금과 수수료를 확인하지 않는 것입니다. 같은 금액을 인출해도 계좌 종류와 국가의 제도에 따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셋째, 시장이 하락했을 때 공포 때문에 투자자산을 모두 매도하는 것입니다. 생활비와 투자자산을 미리 구분하지 않으면 좋지 않은 시기에 매도를 반복할 수 있습니다.
넷째, 현금을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고 생각해 모든 자산을 현금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장기간의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현금의 구매력도 낮아질 수 있습니다.
다섯째, 비상자금과 정기 생활비를 구분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발생하면 투자자산을 급하게 매도하거나 부채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은퇴자금 인출 전 점검표
- 예상 월생활비를 계산했는가
- 안정적인 세후 월소득을 확인했는가
- 매달 부족한 금액을 계산했는가
- 연금이 시작되기 전의 공백 기간을 준비했는가
- 생활비용 현금과 비상자금을 구분했는가
- 각 계좌의 세금과 인출 제한을 확인했는가
- 투자자산을 한꺼번에 매도하지 않도록 계획했는가
- 매년 인출액과 자산 비중을 다시 점검할 수 있는가
좋은 인출 계획은 자산을 오래 유지하게 합니다
은퇴자금 인출에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하나의 정답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연금소득을 먼저 확인하고, 매달 부족한 생활비를 계산한 다음 현금과 투자자산을 계획적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세금과 인출 규정까지 확인해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은퇴 후에도 생활비와 자산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면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맞춰 인출액을 조정하고 은퇴자금을 보다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은퇴자산을 너무 빠르게 소진하지 않기 위해 사용하는 ‘4% 인출 규칙’의 원리와 한계를 알아보겠습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금융교육을 위한 자료입니다. 연금, 세금과 은퇴계좌의 인출 규정은 국가와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해당 기관의 공식 자료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Consumer Financial Protection Bureau, Consumer Insights on Managing Funds at the Time of Retirement
U.S. Department of Labor, Retirement Toolkit
Investor.gov, Retirement Savings